詩 . 한효상
뜨락에 서 있던 라일락 향기
흩날리던 봄날은 저만치 사라진지
오래인데 잡을 수 없는 지난 가을도
붉은 노을 속에 가물거립니다
길 잃은 느슨한 발걸음
곰곰이 생각은 많아지고
지는 가을 햇살에 야윈 어깨가 들썩여도
아는지 모르는지 무심한 계절은
잘도 갑니다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뜨거운 내 마음도 점점
그대 마음처럼 차갑게 식어만 갑니다
이래서는 안돼는데 힘을 내봐야지
다시 마음을 추스려 봐야지 하면서도
겉도는 시간 위에 시계추는
낡은 벽에 멈춘 지 오랩니다
다시 그날처럼
좋은 기억 되돌릴 수 없기에
추억은 스산한 아픔이되어
그리움을 지우려 합니다 .
09 . 12 . 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