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시/김춘경님 낭송

내생애 가장 아름다운 편지

산과사람 2010. 4. 9. 20:58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편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편지  / 유진하 (낭송:김춘경)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편지는
    당신이었습니다

    가슴 흐린날에는 당신이 지어주신 그리움을 읽고
    눈부시게 맑은 날에는 점하나만 찍어도 알 수 있는

    당신의 웃음을 읽고 저녁창가에 누군가 왔다가는 소리로
    빗방울 흔들리는 밤에는 당신의 눈동자 속에 담긴 기다림 읽어내는

    내 생애 가장 소중한 편지는
    당신이었습니다

    바람 지나면 당신의 한숨으로 듣고
    노을 앞에서면 당신이 앓는 외로움 저리도 붉게 타는구나

    콧날 아리는 사연으로 다가오는
    삼 백 예순 다섯통의 편지 책상 모서리에 쌓아두고

    그립다 쓰지않아도 그립고
    보고싶다 적지않아도 우울한

    내 생애 가장 그리운 편지는
    당신이었습니다

    여태껏 한번도 부치지 못한 편지는
    당신..이라는 이름이었습니다

    당신이 괜찮은 척 하는 만큼 나도 괜찮은 것이라고
    당신이 참아내는 세월만큼 나도 견디는 척 하는 것이라고

    편지  첫머리 마다
    쓰고 또 쓰고 싶었던 편지도
    당신 이라는 사랑이었습니다

    내 생애 당신이 가장 아름다운  편지 였듯이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답장도
    삼 백 예순 다섯통의 당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