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에 물든 그리움 / 雪花 박현희
앞산 위로 두리둥실 떠오른
휘영청 밝은 달은
물끄러미 바라보노라니
보름달처럼 환하게 웃던
당신의 얼굴이 떠오르는군요.
운명처럼 당신을 만나 사랑하고
긴긴밤을 그리움으로 하얗게 꼬박 지새우며
잠 못 들던 수없이 많은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네요.
당신도
당신을 사랑했던 기억도
이젠 모두 지난 추억일 뿐인데
이렇듯 당신이 시시때때로 떠오르는 걸 보면
추억이라 묻어두기엔
아직도 당신을 잊지 못하고
여전히 그리워하나 봅니다.
시간이 흐르고 또 흐르면
추억의 앨범 속 빛바랜 사진처럼
그리움도 점점 퇴색될 줄 알았는데
숱한 세월 뒤로한 지금에도
더욱더 선명하게 채색되는 것은
바로 그대 향한 그리움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