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시/내사랑♥

너 였으면 좋겠어 /정연숙

산과사람 2012. 4. 2. 20:55

 

 

너였으면 좋겠어/정연숙 이른 아침이면 베란다 창가에 부서지는 환한 햇살만큼 넉넉한 너였으면 좋겠어 때가 되면 싱그러운 새봄을 꿈꾸며 흙내음 먹고 자라는 풀씨 같은 너였으면 좋겠어 천리만리 두고 그리움 쌓고 또 쌓고 까닭없이 보고프면 잠깐 기다려 해놓고 무작정 한 달음으로 오는 바람 같은 너였으면 좋겠어 밤마다 찾아와 그저 아름답기만 하는 달로 떠 있어도 별로 떠 있어도 마냥 좋기만 하는 너였으면 좋겠어 너도 나처럼 외로워 아무 말없이 푸념을 들어주고 나 외롭지 않아 말하는 삶이 아름다운 너였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