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님 글/박현희님글

가을은 깊어 가는데........

산과사람 2010. 11. 19. 06:25

 

 

 

가을은 깊어가는데 / 雪花 박현희

연둣빛 새잎 돋아 푸른 신록을 자랑하던

가로수 은행잎과 단풍잎

어느새 알록달록 색동옷으로 곱게 갈아입기 바쁘게

소슬한 갈바람에 파르르 떨다가

힘없이 떨구고 이리저리 나뒹굴다

어디론가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내 안에 당신을 담은 가을은

또 이렇게 깊어만 가고

이미 지칠 대로 지친 내 하얀 그리움은

하루하루 점점 더 야위어만 가는군요.

당신을 사랑하는 일이

길고 긴 인내와 기다림의 시간이기에

이젠 제법 익숙해질 법도 하건만

가슴 한켠을 후비고 지나가는

왠지 모를 허무는

나 혼자만의 쓸쓸함인가 봅니다.

그리움으로 하루의 문을 열고

또 하루의 문을 닫으니

깊디깊은 외로움의 가을 병을

무엇으로 달래야 좋을까요.

쉼 없이 흘러가는 강물처럼

잡을 수도 막을 수도 없는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이

참으로 무상하기만 합니다.



     



 

 

 

 

 

'시인님 글 > 박현희님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빛에 물든 그리움  (0) 2010.11.22
그리움으로 붙이는 가을편지  (0) 2010.11.19
바로 그대였나 봅니다  (0) 2010.11.19
그립습니다  (0) 2010.11.19
님 가신 가을날에......  (0) 2010.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