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빗물되어 흐르던 날 / 賢智 이경옥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어
걷고 또 걸어 본다
받쳐 든 우산속엔
흘러도 흐르지 못하는 눈물이 있다
멈추지 못해 흐르는 눈물을
달래 줄 손길이 없는데
무엇인들 우산속의 사연을 알기는 할지
빗물되어 흐르는 눈물속에
한참의 소나기 지난후엔
그대 찾아 주는 발걸음이
이 곳에 머물수 있을까
너무도 창백해진 나의 마음에
소리없이 내리는 이슬비 사이로
멍 해진 눈 둘 곳 조차 찾을 길 없을 때
마중하지 못하는 그대의 손길을 두고
오늘도 빗물처럼 흐르는 눈물을 닦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