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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사뿐히 내리면/박효순

산과사람 2012. 2. 12. 05:53

 


그대가 사뿐히 내리면/ 박효순 오늘도 두근거리며 달려오는 그대가 있고 하르르 함몰되는 내가 있다 바람을 가르며 한낮의 칼날 같은 시간 위로 그대가 사뿐히 내리면 나는 싱싱한 생물이 된다 강기슭 석양이 물들면 비늘을 털며 연신 하늘을 오르는 물고기처럼 곱게 퍼지는 아침 햇살 같은 그대의 손 맞잡으면 칼날 같은 시간 위로 흐르던 울음 마침내 그치고 깃발 없는 흔들림도 숨을 거둔다 온화한 평화만이 함박눈 되어 내린다 오늘도 두근거리며 달려오는 그대가 있고 하르르 함몰되는 내가 있다.